아파트 욕실 매립등 교체하다 전기기사 부를 뻔한 썰
4년된 아파트로 나름 신축이다.
욕실 매립등이 설치되어있는데, 간간히 나가던 녀석이 완전히 죽어버렸다.
그래서 바꿀 기회를 보고 있다가 오늘 여유가 많진 않지만, 그래도 생각난 김에 바꾸자 싶어서 교체를 시도했다.
누전차단기 내리고 전등 안 켜지는 것 확인하고
기존 매립등의 선 제거 후 새로운 매립등의 선을 연결시켰다.
훗... 뭐야 엄청 쉽네... 하고 차단기를 원상 복구시키고 전등을 켜보았다.
????
안켜지네???
아 뭐야... 뭔가 선이 잘못 꼽혔나 싶어서 욕실안에 있는 다른 매립등을 켜보았지만,
엥? 이것도 작동을 안하네?
확인해보니까 똑딱이(접촉식) 스위치로 되어있는 모든 전등이 작동을 안했다.
갑자기 싸해져서 누전차단기 상태, 매립등 연결 상태, 매립등 연결하면서 실수한게 있는지 싹 검토를 해보았지만, 원인을 전혀 감도 잡기 어려웠다. 그래서 전기과, 전기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친구한테 전화해서 현상황을 브리핑해서 물어보았다.
1. 어딘가 쇼트나서 전류가 세고 있다면 누전차단기가 닫힐텐데, 누전차단기 정상 작동중 (같은 누전차단기에서 이어진 벽 콘센트는 정상 작동) 인 것 확인 - 이상X
2. 어딘가 끊어져서 전압을 못 먹고 있는거면, 모든 전등이 직렬 연결은 아닐테니, 특정 전등만 고장은 가능하나 전체 전등이 일괄적으로 고장나는 건 불가능.
3. 스위치가 동시다발적으로 고장난다? 불가능.
역시나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마음 한 켠으로 하.. 내일 전기기사 불러야겠다.. 칼퇴는 가능할까 고민하고 있던 찰 나.
모든 전등이 켜졌다.
여자친구가 버튼 하나를 눌렀던 것이다.
그 버튼은 신축아파트에서나 있을법한 마스터키였다. (입주 당시 존재는 알고 있었음. 사용을 안할뿐..)
바로 입구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 호출/가스 차단/전기차단 버튼..
보자마자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들었다.
전기차단 버튼으로 모든 전등 제어 가능했으니 일종의 마스터 스위치였던 것.
스위치와 전등은 중립선과 스위치선이 있는데, 이 스위치 선이 한 곳에 모여있었고, 그게 바로 현관문 바로 옆에 있는 마스터 스위치 버튼.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버튼은 보통 항시 켜두는데, 누전차단기가 On/Off 되면서 꺼진 것으로 추정된다.
스위치 마스터키가 꺼져있다보니, 어떤 전등 스위치를 켜던 작동을 안 했던 것.
너무 어이가 없어서 황당했던 사건이다.
퇴근 후 큰 문제가 생긴 줄 알고 구글 서칭도 엄청했는데, 이와 같은 글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다들 전등 교체 후 이런 마스터 스위치가 자동으로 꺼지는, 그런 어이 없는 경험을 겪진 않나보다.
누군가 비슷한 일을 겪게 되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